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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코드만 찍는다더니..." 2년 만에 다시 간 쿠팡 캠프에서 벌어진 일

by oziwrap 2026. 7. 19.

퇴사를 결정하게 된 계기

2024년 8월 13일.

'잠깐만 다녀오자.'

그렇게 시작했던 쿠팡 생활이 어느새 2026년 6월 13일까지 이어졌습니다.


19개월. 
321일. 거의 1년을 쿠팡에서 산 셈입니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 좀 쉬자."

같이 일하던 동료들도 하나둘 떠나고, 저 역시 잠시 숨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퇴직 의사를 밝히고 며칠 뒤... 퇴직금이 들어왔습니다.

2,007,000원.

"어?"

솔직히 100만 원 정도 예상했는데 두 배 가까이 들어왔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그동안 내가 헛되이 땀 흘린 건 아니었구나.'

 

건강보험료의 부담

그런데 기쁨도 잠시. 

7월이 되니 현실이 찾아왔습니다.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바뀌면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대략 계산해 보니 매달 30만 원 정도는 그냥 사라질 것 같았습니다.

'음... 이건 아닌데.'

그래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떠오른 곳.

쿠팡 CLS 로직스... 일명 캠프.


사실 한여름 캠프는... 
사람이 가는 곳이 아닙니다.

태양이 사람을 굽고, 에어컨은 신화 속 동물이고,

땀은 수도꼭지처럼 흐르는 곳.

그런데도 2년 전 경험이 있었기에 다시 지원했습니다.

'뭐, 해봤던 일이니까.'

 

이 생각이 가장 큰 착각이었습니다.

 

20260712 첫날.

주위를 둘러보니 대부분 대학생처럼 보이는 신규 근무자들이었습니다.

다들 휴대폰으로 모집 광고를 보고 왔다고 합니다.

그 광고의 핵심 문장은 이랬습니다.

"바코드 스캔 업무."

 

듣기만 하면 어떻습니까?

'삑.' '삑.' '삑.' 하루 종일 바코드만 찍는 줄 알죠.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박스가 날아옵니다. 프레시백이 날아옵니다.

세제 8kg 말통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누군가 외칩니다.

"빨리 빨리..."

삑삑거리는 것은 바코드가 아니라 허리였습니다.

 

3시간쯤 지나니 모두가 녹초가 됐습니다.

쉬는 시간이 되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와... 너무 힘들다."

"생각보다 장난 아닌데?"

"이거 계속 해야 돼?"

 

저는 예전 경험이 있어서 조용히 한마디 했습니다.

"체력 아끼세요."

"지금 쉬어야 합니다."

"조금 있으면 다시 3시간입니다."

...

제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사건이 터졌습니다.

한 신규 근무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아니!"

"광고에는 바코드만 찍는다고 했잖아요!"

"언제 바코드를 찍는데요?"

"계속 박스만 나르잖아요!"

"이건 제가 생각했던 일이 아니잖아요!"

 

순간 휴게실이 조용해졌습니다.

모두가 그 사람을 쳐다봤습니다.

그분은 정말 억울한 표정이었습니다.

 

그걸 믿다니?

그 모습을 보며 저는 속으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정말 광고를 100% 믿고 왔구나...'

사실 현장은 늘 그렇습니다.

광고 한 줄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복잡합니다.

어떤 사람은 바코드를 많이 찍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물건을 더 많이 옮길 수도 있습니다.

작업량도, 라인도, 시간도, 매일 달라집니다.

 

하지만 처음 오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생각했던 일과 너무 다른데?'

라는 생각이 충분히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날 집으로 돌아오면서 혼자 웃었습니다.

2년 전의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다녔는데,

2년 뒤의 나는 신규들에게 체력 안배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은 참 빨리 익숙해지는 존재인가 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느꼈습니다.

세상에는 광고만 보고 지원하는 사람과,

광고보다 현실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이제 후자에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이번 캠프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무더위도 아니고,

박스를 나른 것도 아니었습니다.

바로 그 한마디였습니다.

"광고에는 바코드만 찍는다고 했잖아요!"

아마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속으로 같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어서 오세요.'

'여기가 바로 현실입니다.'

그렇게 2년 만에 다시 찾은 캠프에서,

저는 땀도 흘리고,

웃음도 흘리고,

세상은 역시 직접 경험해 봐야 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배우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