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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현장

[알바현장 일기]쿠팡에 가면… 물건보다 사람이 먼저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by oziwrap 2026. 5. 17.

쿠팡 CLS와 풀필먼트에서 일한 지도 어느덧 2년이 되어간다.

2024년 4월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2026년 5월이다.
매주 3~4일씩 현장에 나갔으니

이제는 웬만한 업무는 다 경험해봤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포장, 워터, 리배치, 리빈, 자키, 재활용, 집품, 입고…

쿠팡 안에는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일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보통 쿠팡 알바라고 하면

단순히 “박스 옮기는 일”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들어가 보면 물류센터는 거대한 기계처럼 움직인다.

그리고 그 기계를 버티는 건 결국 사람이다.

“오늘은 제발 싱글 포장만 하게 해주세요”

나는 개인적으로 싱글 포장을 가장 선호한다.

출근하면 늘 관리자(빨간쪼끼입은)에게 이야기한다.

“오늘은 제발 싱글 포장만 하게 해주세요.”

 

그러면 웃으면서 자리를 배치해준다.

매자닌 4라인 B열 5번.

 

거기가 내 자리다.

자리에 가면

1. 가장 먼저 모니터에 사원번호를 입력한다.

2. 그러면 오늘 할 업무를 선택하게 된다.

3. 출고, 입고, 리빈, FN리빈, 출고포장…

4. 나는 망설이지 않고 출고포장을 누른다.

5. 그리고 싱글 바코드를 찍는다.

6. 이후 도트코드, 제품 바코드를 순서대로 스캔하며 포장을 시작한다.

포장은 단순노동이 아니다

모니터는 계속해서 작업 지시를 내린다.

 - 어떤 박스를 써야 하는지,
 - 냉매제를 몇 개 넣어야 하는지,
 - 냉장인지 냉동인지.

 - 3.5박스인지, 5.5박스인지, 프레시백인지.

시키는 대로 정확하게 넣고 포장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송장을 붙여 레일 위로 올려 보낸다.

 

그러면 물건은 컨베이어를 타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런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저 물건은 고객에게 무사히 도착할 수 있을까?”

 

왜냐하면 나는 CLS도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쿠팡 CLS 현장에서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물건이 조용히 이동하지 않는다.

밀리고, 던져지고, 쌓인다.

 

특히 소분 현장은 전쟁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레일을 타고 쏟아지는 물건을 한 사람이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이 많다.

 

처음에는 차곡차곡 정리하려고 한다.

하지만 물량이 몰리는 순간부터는 그럴 여유가 사라진다.

 

박스는 산처럼 쌓여간다.

경험 많은 사람도 버거워하고,
초보자는 정신없이 물건에 파묻힌다.

 

그래서 포장을 하면서도 늘 생각한다.

“제발 무사히 도착했으면 좋겠다.”

 

고객은 모르는 사람들의 밤

고객 입장에서는 새벽에 문 앞에 놓인 박스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그 박스 하나가 오기까지 정말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친다.

누군가는 밤새 걷고, 누군가는 허리를 숙이고,
누군가는 쏟아지는 물건 사이에서 버틴다.

 

그리고 오늘도 또다시 레일 위로 하나의 박스를 올려 보낸다.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도착하기를 바라면서.